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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민들레 발아기술 내 손안에 있소이다:함평방송

흰민들레 발아기술 내 손안에 있소이다

-토종 민들레, 흰민들레분야는 박사라 불러도 좋을 대동면 서준채 선생님

최창호 대표기자 | 입력 : 2023/10/21 [12:36]

 

▲ 가을이 익어가는 어느 날, 서준채 선생님은 집 앞 마당에서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셨다.    

  

함평 대동면 보화촌에는 흰민들레를 전문적으로 발아 시켜 흰민들레 모종과 씨앗, 민들레즙을 판매하고 있는 서준채 선생님이 살고 있다. 대동면 보화촌은 레슬링으로 세계를 제패한 고 김원기 선수가 태어난 동네로 잘 알려져 있어서 서준채 선생님과 만남의 첫 대화는 자연스레 김원기 선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알고보니 서준채선생님은 월송초등학교 재직시절 김원기 선수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담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인이 되어 버린 제자 김원기 선수 이야기에 이어 자연스레 서준채 선생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는 초등학교를 함평읍에 있는 함평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이 근처에 월송초등학교, 향교초등학교가 있었지만 우리 아버지께서 함평읍에 있는 함평초등학교로 학교를 일부러 보내셨어요. 더 큰 곳에 가서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뜻이었지요. 여기서 읍내 학교까지는 걸어갈려면 엄청 먼 거리잖아요. 거길 어린 애가 걸어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다보니 저는 다른 애들보다 1살 더 먹은 9살 때 학교에 입학 했어요. 중학교도 여기서 함평중학교까지 걸어 다녔습니다. 자전거가 흔한 세상이 아니니까 여기서 읍내까지 두 발로 걸어다녔지요.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는 광주로 가 다녔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내려 와 잠시 쉬고 있을 때였어요. 누가 '임시교사'를 뽑는다고 합디다. 그때만 해도 선생님 수가 부족할 때였어요. 그래서 신청을 했는데 12명 뽑는데 245명이 몰려들었어요. 다행히 저는 12명 안에 들었습니다. 대학교 졸업한 사람들이 수두룩 했는데 다 떨어지고 고등학교 졸업한 제가 합격을 하니까 주위에서 놀라워했어요. 신원조회 하러 온 경찰서 직원도 우리 어머니 보고 뭘 먹고 이런 똑똑한 아들을 낳았소?”라고 말했다고 합디다. 그후 저는 목포교육대학교 부설 '초등교사양성소'를 수료하고, 1969년 신광서초등학교로 처음 발령을 받았습니다.

 

▲ 흰민들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민들레와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서준채 선생은 그 후 함평지역과 광주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10831일자로 무안해운분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을 하였다. 이 무렵 퇴임 이후 소일거리로 뭘 할까? 생각하다 시작한 게 흰민들레 발아연구였다. 흰민들레는 발아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서준채 선생은 도전을 한 것이다.

 

흰민들레의 약성은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겁니다. 저도 교직생활을 하면서 퇴직할 무렵 흰민들레 관심이 많아 흰민들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흰민들레는 노란민들레에 비해 자연발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뭅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에서 흰민들레 씨앗이 고가에 팔리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발아연구를 시작 했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습도, 온도, 빛 환경을 수십 번 바꿔가면서 인위적으로 발아시키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저는 매년 실패를 연달아 했습니다.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자꾸 실패를 거듭하니 에이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도 한번 더, 한번만 더 해보자. 마음을 다졌습니다. 드디어 6년 되던 해 성공을 했습니다. 흰민들레 발아기술은 일반인들이 발아시킨다면 1%도 성공률이 되지 않습니다. 농촌진흥청 연구직에 민들레만 연구한 박사님들도 많은 지원을 받아 발아를 시켜도 제가 알기로는 흰민들레 발아율이 30%정도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기사는 신문에 나온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70%정도 흰민들레 발아를 시키고 있습니다.

 

▲서준채선생님께서 흰민들레 인공발아에 관하여 6년을 실험한 집 뒤 비닐하우스에서 지난 날 실험했던 당시 상황을 애기하였다. 

  

지금도 저는 흰민들레 발아성공을 한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6년이 다 되어가도록 흰민들레 발아가 되지 않았으니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겠습니까? 발아가 되기를 염원하며데 6년을 끊기 있게 실험하고, 또 실험하며 실패를 반복하던 어느 날 우리 집 사람이 소리치더라구요. “여보 순이 올라와요!” 그날 어찌나 기분이 좋은 지.

 

마침 2017년 농촌진흥청에서는 엉겅퀴와 흰민들레의 알코올성 간 손상과 위염완화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다. 흰민들레의 효능이 좋다는 걸 입증하는 실험이었다. 한쪽은 민들레만 주입하고, 한쪽은 민들레와 엉겅퀴를 1:1로 혼합하여 주입하고, 한쪽은 엉겅퀴만 주입하였다. 이렇게 세 부류로 실험을 했는데 민들레와 엉겅퀴를 반반씩 주입한 실험 쥐에 간 손상과 위염완화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이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서는 특허출원을 하였다. 그리고 관련 기술은 엉겅퀴, 민들레 재배 농가에 기술 이전을 하게 된다.

 

저는 농촌진흥청 동물실험 결과에 따라 가장 효능이 좋다는 흰민들레와 엉겅퀴를 1:1로 진하게 달입니다. 민들레와 엉겅퀴는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건강유지를 목적으로 한다면 아침, 저녁 공복에 1포씩 마시면 되고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하루 3회 드시는 걸 권장합니다. 흰민들레는 재배하여 상품화시키기가 쉽지는 않지만 엉겅퀴는 재배부터 상품화 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엉겅퀴만 몇천평씩 재배하는 농가가 있습니다. 엉겅퀴는 심어만 놓으면 크게 손볼 필요가 없습니다. 농약 치고 손봐주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엉겅퀴 건초를 살려고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가격이 엄청 비쌉니다. 생산되는 엉겅퀴는 다 제조용 상품으로 팔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저도 우리 마을 사람들과 엉겅퀴 재배를 해볼려고 그랬습니다만 사람이 없습니다. 다 돈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 함평에서도 엉겅퀴 재배를 소규모로 하는 곳을 하나로 묶어서 건초로 만들어 판매할 곳을 연결 짓는다면 농가소득 품목으로 괜찮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지금 제 나이가 곧 80을 바라보기에 저는 이제 하는 일도 하나하나 내려 놓을 때입니다. 실제로 일을 하나하나 줄이고 있습니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좋은 흰민들레와 엉겅퀴라는 품목의 재배에 관하여 주변에서 알아보고 해볼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올해도 저는 흰민들레를 발아시켜 모종만 15,000본 정도 전국으로 판매하였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텃밭에 심을려고 주문하기도 하고 전문적으로 밭에다 심을려고 사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 인터넷 택배 판매입니다. 씨앗도 판매를 합니다. 예전에는 쌈 싸 먹는 용으로 흰민들레 잎을 판매 하기도 했지만 손이 많이 가서 이 일은 중단했습니다.

 

▲ 흰민들레 발아에 관하여 '박사'라 불러도 좋을 서준채선생님, 6년이라는 오랜 세월 실패와 좌절을 딛고, 흰민들레 발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기술을 간직하고 있다.    

  

흰민들레는 다년생이다. 1년에 꽃은 봄, 가을 두 번 핀다. 예전에는 흰민들레가 산과 들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온통 노란 민들레 뿐이다. 흰민들레 효능이 좋다고 하니 모두가 채취해 간 결과다. 흰민들레는 토종민들레, 노란 민들레는 서양민들레로 분류하여 말하기도 한다. 흰민들레에 비해 노란민들레는 약간의 독성을 갖고 있다.

   

흰민들레는 봄에 피었다가 여름에는 시들어버려요. 그러다가 찬바람이 나는 910월이 되면 다시 싹이 나오거든요. 이때 삽으로 뿌리를 10센티정도 잘라주면 다음해 왕성하게 자랍니다. 그렇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싹이 하나만 올라옵니다. 씨앗으로 발아가 잘 안 되니까 이런 뿌리번식이 효과적입니다. 뿌리를 10센티 정도에서 잘라서 위 아래 바꿔지지 않게 하여 심으면 됩니다.

 

 

, 노란민들레는 씨앗이 날아가면 저 혼자 거의 100% 발아가 잘 됩니다. 흰민들레는 그렇지 않습니다. 드물게 스스로 발아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조화인지는 몰라도 아뭏든 흰민들레는 쉽게 발아기 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로 온도, 습도, 빛을 맞춰 해봐도 실제로 그 정보 가지고는 1%도 발아가 안 됩니다.

 

함평에 흰민들레 발아 기술을 갖고 있는 서준채씨는 염색을 하지 않았어도 머리가 검다. 46년생이라는 서준채씨께 흰민들레를 많이 잡수셔서 그런 거 아닙니까?” 질문을 할 정도다. 서준채 선생님은 흰민들레를 많이 먹으면 흰머리가 검게 된다라고 문헌을 떠들어 보면 효능에 나와 있다라고 말하였다.

 

흰민들레 발아기술을 익히느라 6년을 고생하신 서준채 선생님, 그 집념의 결과를 '우리 함평에 관계 기관은 관심을 갖고, 그 기술을 전수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평군은 농업군이면서도 이렇다 할 함평 농특산품이 없기에 흰민들레를 이용한 여러 가공품을 특산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즐거운 상상도 해보았다. 

 

잘 산다는 것은 남들이 없는, 남들이 안 하는, 남들이 모르는 것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걸 해야 잘 사는 길에 접어든다. 기회는 꼭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가까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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