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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론볼 지체장애인 전, 국가대표 김현숙 선수:함평방송

[인터뷰]론볼 지체장애인 전, 국가대표 김현숙 선수

최창호 대표기자 | 입력 : 2023/10/22 [11:11]

 

▲ 론볼 지체장애인 전 국가대표 김현숙 선수.

 

Q-김현숙 선수님 반갑습니다. 고향이 어디십니까?

 

A-강진이 고향이예요. 처녀 때 광주로 이사왔다가 1년도 못 되어서 이곳 함평으로 시집와 줄곧 살고 있습니다.

  

Q-지금 몸이 불편하신데 장애 등급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A-지체장애인 중증입니다. 예전에는 1,2,3등급 이런 식으로 정해졌는데 지금은 1,2,3등급은 중증, 4,5,6등급은 경증 이리 정해져 있습니다. 

  

Q-론볼이라는 스포츠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데 어떤 스포츠인가요?

 

A-론볼 경기는 12세기에서 13세기경 영국 런던 인근에서 볼링 일종의 경기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공을 굴러 잭이라고 부르는 공까지 얼마나 가깝게 접근시키느냐 하는 경기입니다. 론볼 공은 합성수지로 만드는 데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있어요. 정방향으로 던져도 한쪽으로 휘어지지요던질 때 각도조절이나 손끝 힘을 잘 조절해야 좋은 성적이 나옵니다.

 

경기는 개인전 또는 단체전으로 치르는데 볼을 던진 횟수는 개인전과 2인조는 4, 3인조는 3, 4인조는 2회로 합니다. 각각의 공을 모두 굴리면 1엔드가 끝나고 표적구에 제일 가까운 자신의 볼 숫자로 점수를 계산합니다

 

50분 동안 더 높은 점수를 내거나 21점 이상을 먼저 내는 쪽이 승리하는데 상대의 공이나 잭을 쳐 낼 수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머리를 써서 경기를 하면 경기 결과를 확 바꿀 수도 있습니다.

  

Q-론볼을 접하게 된 계기는 어떤 사연이 있나요?

 

A-1997년도에 송성룡 회장님께서 지체장애인 회장으로 계실 때입니다. 저보고 장애인체육대회 론볼 경기에 나가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장애인 체육대회가 있는지도 몰랐고, 론볼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때 저는 뇌경색 증세가 조금 있었습니다. 다리도 불편했구요. 손도 안 좋아서 가끔 지체장애인 사무실에 들렸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요. 제가 회장님께 "론볼이 뭔데요?" 라고 여쭈니까 회장님께서 "좌우지간 나가보면 된다"라고 말해서 체육대회에 나갔지요. 누구랑 나갔냐면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학다리 김철진 아저씨하고 남녀 대표로 나갔어요.

 

Q-그랬군요 처음 출전 했을 때 어땠나요?

 

A-론볼이 뭔지도 모르고 론볼 공 한 번도 안 만져보고 대회에 나간거라 공을 꺼꿀로 잡은지 옳게 잡은지를 몰랐어요. 무조건 '휘딱' 던져부렀지요. 그렇게 하는 게 맞은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손에 힘이 없으니까 공이 반틈도 못나가요. 이렇게 첫 대회 출전을 하고 1998년이 되어 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릴 때가 되니까 "현숙씨는 작년에 나갔으니 1년 쉬었다가 내년에 나가"라고 하대요.

 

Q-그럼 1999년에 다시 출전을 하셨나요?

 

▲ 김현숙 선수의 론볼 경기 모습    

 

A-네 출전을 했어요. 참, 1999년 출전하기 전에 저에게 뭔 일이 있었냐면 전라남도 운전면허시험장 못가서 전라남도 장애인복지관에 여성장애인 재활대학이 있는데 이곳을 학교면에 서남영이라는 아가씨 나 이렇게 둘이서 다니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곳 재활대학에 론볼경기장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내 속으로 오메 저거 작년에 내가 선수로 나가서 경기 했던 론볼 경기네, 나도 한번 여그 연습장에서 경기를 배워봤으면 좋것는디, 좋것는디‘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말을 하고 잪은디 하도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아버지한테 얻어듣기를 많이 하고 결혼하고 나서도 우리 신랑한테도 핀잔을 자주 받아서인가 나는 말을 하고 잪은디 말이 입안에서 맴돌기만 하고 안 나와요. 거기 론볼선생님이 머시라고 헐까봐. 그러다가 내일이 마감이라고 하면 오늘 큰 용기를 내서 내가 얘기했어요 이 운동 쪼까 허고 싶은디요. 그러자 그 때 "잘 됐네요. 현숙씨 여자선수는 한 명밖에 없는디." 그래갖고 그때부터 론볼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Q-론볼 연습하러 나주까지 어떻게 다니셨어요?

 

A-지금은 우리 동네 앞으로 버스가 자주 안 다녀도 그때만 해도 버스가 많이 다니던 때였어요. 우리 동네에서 버스타고 나주 다시면이나 나주터미널에 가서 내리면 장애인복지센터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어요. 그 셔틀버스 타고 다녔지요. 그러다 목포에서 연습하러 다니시는 박철웅 오라버님, 그 분이 저를 집 앞에서 태우러 오시고 연습 끝나고 태워다 주시고 해서 수월하게 론볼연습을 하게 되었어요. 주위에서 이렇게 도움을 주고 그래서인지 저도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어요. 그래갖고 어디 시합만 나가면 제가 우승을 하고 그랬어요.

  

Q-론볼 장애인 국가대표가 되어 선수 활동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A-2002년 아태장애인체육대회가 부산에서 열릴 때였어요. 부산에 론볼을 잘 하는 선수언니가 있었는데 제가 그 언니를 결승전에서 1점 차로 이겼어요. 제가 국가대표로 뽑힌거지요.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의무신체검사 결과 제가 뇌성마비 11급이 나온거예요. 그러면서 지체장애인에 해당이 안 된다고 그러시는거예요. 우리 집 식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소아마비로 다 알고 있어서 지체장애인인데 뭔 말이냐?”하고 말했어도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 국가대표선수로 뛸 수가 없다고 해서 경기는 내가 이기고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못 나갔지요. 2003년 쉬었다가 나중에 지체장애인 인정을 받고 2004년부터 다시 선수생활을 하였어요. 2006년 말레시아 쿠알라푸르에서 열린 아시아경기에 국가대표로 처음 나갔으나 메달 획득은 못하였어요. 그리고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생활체육대회에 국가대표자격으로 나갔는데 이 대회에서 복식, 쓰리복식에서 은메달 2개를 땄습니다. 이러한 성적으로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으로 부터 '기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생활체육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은메달을 수상한 김현숙 선수 (사진 제일 왼쪽)  

  

Q-26년전부터 론볼경기장이 없어서 멀리 나주까지 가서 연습하시고 국가대표가 되어 활약을 하셨는데 지금 우리 함평군에 론볼경기장이나 선수 상황은 어떻습니까?

   

A-처음 제가 론볼을 시작한 때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버스이용 편의가 좋지 않다보니 나주까지 가서 연습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지금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여 나주까지 가서 연습하는 실정입니다. 함평에 론볼선수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무슨 대회가 있다 하면 그 때 바로 급조해서 나갑니다. 평소에 연습 할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 우리 함평 선수들은 좋은 성적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장애인 론본 경기뿐 아니라 장애인스포츠 자체 연습장이고 선수가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장애인 스포츠 연습장이 없다보니 선수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Q-장애인 스포츠, 장애인 운동종목이 어떤 게 있나요?

 

A-이번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을 예로 들어 설명해드릴게요. 양궁, 육상, 배드민턴, 유도, 역도, 사격, 조정, 수영, 탁구, 태권도, 바둑, 체스, 카누, 사이클 경기는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종목이예요. 보치아, 시각축구, 좌식배구, 골볼, 론볼과 같은 경기는 일반인들이 좀 다른 운동경기이구요. 

 

보치아는 동계스포츠인 컬링과 흡사한 경기예요.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만 참가하는 경기입니다. 경기 방식은 두 명이 두 팀으로 나눠서 빨간공과 파란공 6개씩을 던져 표적구인 흰색공에 가깝게 던지면 점수를 획득합니다. 공을 잡거나 던지기가 불가능할 경우 홈통을 이용하여 굴려서 경기할 수도 있습니다.

 

시각축구는 골키퍼 1명과 필드플레이어 4명 총 5명이 팀이 됩니다. 경기 밖에는 3명의 가이드가 함께 뜁니다. 가이드는 상대편 골대 뒤에서 선수들에게 방향, 거리 등을 던지거나 슛 타이밍을 지시합니다. 시각축구는 공의 소리, 선수와의 교섭 등 청각에만 의지하는 경기이기에 경기중에 관객은 소리를 내는 것이 일절 금지 됩니다. 단 팀이 공을 넣은 직후 경기시간 이외는 제한이 없습니다.

 

좌식배구는 일반 배구는 서서한다면 좌식배구는 앉아서 한다는 것이 크게 다릅니다. 당연히 네트 높이가 낮습니다. 공을 받을 때 한쪽 엉덩이는 바닥에 닿아야 하는 경기규칙이 있습니다. 주로 하지장애를 갖은 장애인들이 참여합니다. 

 

골볼 경기는 선수들이 앞이 보이지 않은 안대를 착용하고 3명이 한팀이 되어 전후반 24분 경기를 합니다. 공을 던져 상대팀 골라인을 통과하면 득점하게 된다. 공에는 8개의 구멍이 뚫려 있으며 공 안에는 소리나는 방울이 들어 있습니다.

 

Q-끝으로 김현숙 선수의 꿈, 희망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김현숙 선수가 전동차를 타고 집를 나서고 있다.   

 

A-지금 사는 집에서 이사 가고 싶어요. 이 집은 이미 팔려서 대동에 있는 임대 아파트 신청을 해둔 상태인데 아직 입주를 못했습니다. 입주를 얼른 하고 싶은 데 1년이 다 되어 가도 안 되네요. 이곳 집은 들어 오는 길에 자갈을 깔아서 넘어질까 봐 늘 불안합니다. 손, 발이 불편하니 집 마당이고 주변 풀 깎고 정리정돈 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 

 

론볼선수로도 활동은 제 힘이 닿는데까지 뛸려고 합니다. 지금도 나주 연습장까지 가고 오는 게 힘이 듭니다. 차편이 원활하지 않으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우리 함평은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이 전혀 안 되어 있다보니 어떤 말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지금 함평의 장애인생활체육의 실적은 전라남도 22개 시군에서 뒤에서 서너번째 성적입니다. 저에게 희망이 있다면 함평에 장애인체육경기장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론볼 후배 선수를 육성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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