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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풍요로운 사고(思考)를 여는 함평

-8월 29일 김누리교수 초청 강연 '교육 대전환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을 듣고

나금복 | 입력 : 2022/09/04 [19:34]

교육의 깃발이 방향을 잃은 지 오래다. 검은 깃발이 소리 없이 펄럭이고 있다. 언제 초록 깃발을 볼 수 있을지 착잡하다. 가장 더딘 곳이 교육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어렴풋이 추측만 하고 있었을 뿐. 이번 김누리 교수의 초청 강연을 듣고 나의 무지(無知)가 어둠을 뚫고 땅속으로 나온 느낌이다.

 

 

▲ 김누리 교수 초청 강연은 함평 학다리고등학교 삼락관에서 열렸다. 이 초청강연회는 함평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하였다.

이날 강연회 참석자는 교사, 학부모, 함평군민들로 200여명이 경청하였다.

 

교육 대전환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이란 주제를 듣기 위해 829일 저녁 7시 함평학다리고 삼락관에 도착했다. 자의로 왔던 타의로 왔던 교육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강연에 참석했던 군민들은 풍요로운 사고(思考)의 출발선에 섰으리라 생각한다.

 

 

저항하는 능력, 분노하는 능력, 교감하는 능력이 스스로에게 있는가 아니 자녀에게 잘못된 억압과 권력에 저항하고, 불의에 분노하고 약자의 고통에 교감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시키고 있는가, 김누리 교수의 강연 요지는 오늘날 독일 교육의 핵심은 비판교육이라고 하셨다. 저항과 분노, 교감으로 교육혁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김누리 교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도착하기 전 검색해보니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문학 박사라는 타이틀이 내 눈 속으로 스며들었다. 김 교수는 검정 백백을 짊어지고 오셨는지 의자 옆에 가방을 내려놓으셨다. 저 가방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열어보고 싶었다. 교수다운 깔끔한 외모보다는 아저씨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눈은 사유의 강을 건너는 눈빛이었다.

 

강연 전 범미경 함평교육장, 이상익 군수, 서경원 전 국회의원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군수님의 인사말이 길어지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되었다. 초청한 강사분께 결례가 될까 걱정되었다. 다행스럽게 인사말은 짧게 마무리되었다. 서경원 의원도 마음을 여는 적절한 인사말로 마무리해 주셨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강연은 강사에게 주어진 시간이므로 그 시간을 무리하게 뺏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길어지는 인사말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인사말은 그 행사 취지에 맞는 마음을 담아 핵심을 전달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수님은 독일의 비판 교육을 예로 들면서 강연을 이끌어 나갔다. 죽은 물고기만 강물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이야기에 우리의 교실 풍경이 떠올랐다. 우리의 학생들 중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살아있는 비판의식을 가진 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부모와 교사가 얼마나 되는지...

 

교육은 사회화라고 하셨다. 과거 1,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독일이 50년간의 교육을 통해 전혀 다른 독일 시민으로 성숙되었다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비판적 사유를 길러야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는다는 말씀이었다.

 

우리의 교육은 창의적 교육이 말살된 지 오래됐다. 창의성을 살리는 교육을 해야 된다고 들은 지도 꽤나 오래됐지만 아직도 우리 교육은 대학입시에 올인하고 있다. 서열을 앞세우고 경쟁이 제1 가치 인양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십 년이 지나도 학문분야의 노벨상이 나오길 힘들거라 하셨다. 깊은 사유가 없는 교육, 죽은 지식을 외워 대학을 가는 엘리트 교육이기 때문이라 했다. 교육 제도의 오랜 틀을 바꾸기가 왜 그리 힘들까 이는 정치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속도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전자제품 자동차 등 외국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본주의가 인권보다 더 우대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적 풍요로움에 학생들은 결핍을 모르고 자라고 있다. 인생에 있어 결핍은 성장의 원동력이기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부모들은 물질적 풍요로움만을 매일 먹이고 있지는 않은지

 

 2016년 촛불시위를 보고 외국에서는 앞다투어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한다. 선진국 중에서 대한민국은 제국주의 과거를 갖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평화시위를 통한 성숙된 민주 시민의 외침을 우리는 겪은 바 있다. 그 당시 함평 읍내의 촛불시위에 참석했었다. 멀리 서울까지는 못가도 내 지역의 시위에 참석해 불의에 대항하는 마음에 동참하고 싶어서였다. 현재의 민주주의는 자유를 향한 뼈아픈 죽음이 있었기에 누리는 호사라 할 수 있다.

 

 청소년과 노인의 자살률, 아동 우울증 1, 산업재해율 1, 선두를 달리고 노인빈곤에 우리는 깊은 성찰과 사유로 국가에서 대책을 강구하여 국민들이 실천할 때다.

 

갈수록 소득이 불평등해지는 우리 나라다. 슬프게도 불평등을 아무런 죄책 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교육에 깊은 뿌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능력주의에 따라 차별되는 임금 등 우리는 불평등을 향해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압도적으로 갈등이 심한 나라가 됐다. 경쟁으로 인해 행복보다는 열등감이 자리 잡는 우리의 자녀들이다. 불평등을 다소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김 교수는 민주주의가 묘판이 되고 사회개혁의 동력, 정치발전의 토대가 되는 교육혁명을 역설하셨다. 또한 대학입시 폐지, 대학 서열 폐지, 대학 등록금과 특권학교 폐지라는 대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찬성할까 궁금하다. 찬성하고 공감하지만 내 자녀부터 실천하는 학부모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알게 모르게 능력주의와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우리 교육과 직장의 문화로 인간 존엄 주의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다. 누군가는 이상주의를 외치고 있는 거라고 할지도 모른다.

 

▲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고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으로, 경쟁보다는 연대 교육, 영미식 교육보다는 유럽식 교육으로 열등감을 없애고 행복감을 길러주는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김누리 교수는 역설했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고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으로, 경쟁보다는 연대 교육, 영미식 교육보다는 유럽식 교육으로 열등감을 없애고 행복감을 길러주는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반기를 들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교육혁명의 대안으로 김 교수는 선거제도와 잘못된 정치제도로 보고 있다고 하셨다. 아쉽게도 그동안 정부는 교육개혁을 외면했다.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고 있다. 이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면 머리가 한 뼘 커지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정부에서 교욱 혁명에 얼마나 의지가 있는가이다. 국회에서 선거 시스템을 얼마나 바꾸고 다양한 직업군들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가에 달려있다. 소선거구 대의제도로 투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법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투표한 소중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소수의 다수 정당이 필요함을 알게 되는 강연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하루하루가 파티였다는 독일 고등학생의 말처럼 영화, 연극, 음악회 관람 여행도 하고 연애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를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종일 교실에 가둬두는 것은 인권유린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휴머니스트가 되는 독일식 교육의 장점을 접목하는 교육혁명을 기대하려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대학입시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국립대 비율을 높이고 여러 국립대학의 네트워크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학과를 찾아다니며 서열을 없애 학문을 탐구하는 대학으로 바뀌어져야 한다고 하셨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 학교 현장에 있는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교사들도 국회에서 활동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국회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하려면 국민들이 비판하고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인적자원을 길러내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민주시민의 휴머니스트를 길러내는 대학이 되어달라고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법조인, 언론인, 교수가 다수인 국회보다는 다양한 직업군, 세대별, 연령별, 성별로 가꾸어가는 푸른 풀밭의 국회가 되도록 국민들이 더 깨어나 침묵을 깨자는 말씀이었다. 이번 강연으로 풍요로운 사고(思考)를 여는 함평이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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