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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에는 점심도 거르고 손님머리만 깎았죠˝:함평방송

"장날에는 점심도 거르고 손님머리만 깎았죠"

<인터뷰> 최칠권 나산면 금창까꼬방 사장

최창호 대표기자 | 입력 : 2022/06/20 [18:47]

 나산면에는 금창 이발관이 있습니다. 상호가 '금창까꼬방'입니다.

지난 50년동안 이발소를 운영했던 '금창까꼬방'의 최칠권 사장을 만나 여러 에피소드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봤습니다. 

 

 

●이 이발소 운영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45년 되던 해, 아버님이 시작하셨어요. 아버지께서 만주에서 돌아오셔서 시작하셨습니다. 그 후 둘째형님이 하시다가 제가 한지 50년 됐습니다. 저는 73년도 2월에 이발을 배웠습니다. 둘째형님한테 2년 배웠지요.
아버지 때 부터 이발소 문 연지가 77년째. 곧 80년이 되어 갑니다.

 

아버님이 만주에서도 이발소를 운영하셨나요?


44년까지 만주에서 이발소를 하시다가 해방되기 직전에 여기로 오셨어요. 여기 오셔서 45년도 해방 되던해 이발소를 차렸습니다.

이발소 명칭은 그대로입니까?


네, <금창> 이 이름은 똑같습니다.

금창 이름이 자녀 이름인가요?


아니예요. 금창(今創) '이제 금'자  '창업할 창'자,  이제 창업한다. 다시말해 '지금 창업하듯이 초심을 잊지 말고 일하자.' 이런 뜻으로 아버지께서 작명하셨어요.

 

 

 둘째 형님한테 이발을 배웠다고 하셨는데 형제간은 몇명인가요?


칠형제예요. 제가 막내입니다. 그런데 모두 남자 형제간들입니다. 아버지는 4대 독자셨어요.

연세는 몇이세요?


머리만 하했지, 몇 살 안 먹었어요. 예순여섯 먹었어요. 학교를 일찍 가서 예순일곱하고 친구하고 지냅니다. 저는 세상을 낙천적으로 살아요.그래서인지 주름살이 없습니다. 속아지가 없어요.ㅎㅎ


건강은 어떠세요?

간암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술을 어지간히 먹었어야지요. 술 하면 함평에서 나 아는 사람들은 다 내 얘기를 할 정도입니다.

지금 겉으로 보면 안 아픈 사람 같지요? 수술 끝나고 3개월정도나 얼굴살이 좀 빠졌을까요.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린다고 했는데 그럴려니 하고 살아서 그런지 금방 좋아졌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제가 아픈 사람인지 잘 몰라요.

 

                 ▲최칠권 사장의 회갑무렵 모습


지금 함평군 면소재지 중 나산이 예전과 비교하면 가장 빠르게 쇠퇴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나산에서 살아오셨으니 느낌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니 다 사그러들데요.  제가 알기로 나산면 인구가 많았을 때는 1만7천명~1만9천명이 넘었다고도 해요. 그때 당시 나산면 초등학교 학생수가 3천400 ~3천500명 정도 되었고요. 비교해 보면 지금 나산면 인구수가 옛날 초등학생 인원도 안 됩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초등학생 수가 나산초등학교 본교가 1천460명. 나산서교가 600 몇 십명, 이문초등학교가 800명 정도 되었어요.

이문초등학교가 있었어요?


네 이문리에 있었던 학교입니다. 이문초등학교 20회가 우리 동창이예요. 아마 1회 졸업생이 85~86세 정도 될거예요. 학교자리는, 지금 '하늘소 가든'이라고 있잖아요.거기여요. 지금 식당 하고 있습니다.

이발소 손님은 어때요?

한해 손님으로 오시는 분들이 10분이 돌아가신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략 그 정도 돌아가셔요. 숫자상으로 1년에 10번 이발한다면 10년이면 1천번 이발을 못하게 되잖아요.
예전에는 나산면에 이발소가 17군데였어요. 17군데 다 이발해서 먹고 살았어요. 평일에도 손님들 이발하느라 점심을 오후 2~3시에나 먹었어요. 장날 같은 날은 아예 거르기도 하고 4~5시쯤이나 겨우 먹었어요. 지금은 아까 보셨듯이 이발 한 사람 하고나면 빈둥빈둥 놀아요.


예전에는 연세드신 분이 돌아가셔도 젊은 사람들이 이발소를 찾아오니 손님이 연결되었는데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가끔 텔레비전에 우리 같은 이발소가 소개 될 때 되면 참 못마땅합니다. 왜냐면 면도 할 때 위생상 일회용 면도기를 쓰는데, 이 사람 저 사람 같은 면도기 쓰는 걸 보여주고, 느닷없는 연탄불 피워 뜨거운 물 부어주어요. 조로로 물 부어 가면서 머리 감기는 걸 보여주고요. 
나이 먹은 사람들은 옛 추억에 젖지만 젊은 사람들은 안 그래요. 이런 영상 보고 젊은 사람들은 이발소는 '에잇 촌스럽고 미장원은 신식이다' 이리 생각해버려요.

요즘 도시에서는 '바버샵'이라고 남성 이발관이 인기입니다. 가격도 2만~3만원 비싸게 받구요.

저도 바버샵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함평에 이발하시는 분들은 다 베테랑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발을 업으로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시거든요. 저는 도시에 바버샵에서 이발하는 걸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실력이나 경력은 우리 함평 이발관 이용사들이 전혀 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금창 이발관을 나서는데 나산면 소재지 상공에 제비 예닐곱 마리가 날아다녔다.
그 중 제비 한 마리가 '금창이발소' 출입문 앞 담배표지판에 앉았다.
제비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데 '웬 제비일까?'
머지않아 나산면과 '금창까꼬방'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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