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詩] 고막석교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자식

최권진 시인 | 입력 : 2023/03/17 [11:12]

  

어따 너 야물게,

꼭 차돌맹키로 생겼다만 어쩐디야

니그 엄마 말이

너는 고막원 똑다리 밑에서 주서왔다고

진짜 엄마는

똑다리 밑에서 떡장시를 하고 있다더라

그런게로 똑다리 거기 가면 떡도 많은께

다리 밑 니그 엄마한테 갈래,

내가 데려다 주리

 

지앙 좀 작작 부려라. 작작부려 어디 살것냐

니그 성하고 니 동상들은 다 아닌디

거시기 뭣이냐

너는 고막원 똑다리 밑에서 주서왔어야

니그 엄마 떡장시 나가고 울고 있은께로

내가 주서왔는디

그리로 데려다주리 한밤 자고 데려다 주리

 

어린 나를 눈물 글썽이게 하던 말

어린 나의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던 말

재미로 슬쩍 건들어보거나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시렁에 얹어두고 수시로 내려 쓰셨기에

 

지천명의 다리를 반쯤 건넌 지금

그 말씀에 비겨보니

우리는 모두 다리 밑에서 주워온 자식이었다

어머니 다리 밑에서 주워온 자식이었는데

아홉이나 주워다 키운 어머니

저기, 기역자로 똑다리 건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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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진 시인

 

1961년 함평 출생. 1980년 샛별문학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1985년 첫 시집 <진실의 역>을 상재 하고, 1989년 '월간문학' 신인 작품상을 받았다. 1992년 시집 <괄호로 묶은 사랑을 풀고> 2010년 시집 <원죄, 그 눈부신 사랑> 출간. 전남문인협회 이사를 역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 중인 자미 고문. 함평예총 연구소장으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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