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상생하여 ‘같이’가 ‘가치’되는 연대 공동체를 만들어 가요!”

박명진_손수마켓 대표

조영인 기자 | 입력 : 2024/03/04 [10:06]

▲ 박명진_손수마켓 대표    

 

손수마켓 대표 박명진씨는 부모님 삶의 자취가 담긴 동축농원을 계승받기 위해 톡톡한 역할을 펼친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지역 활동가, 혹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고픈 사업가, 이 두 정체성이 공존한 그녀는 이제는 귀농인으로 칭할 수도 있다. 고향 함평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광주로 전학가서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도심 속 텃밭을 가꿨다. 서울 영등포 높은 빌딩 사이에서 흙을 만지는 이질적인 기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정화 작용이었다.

 

줄곧 도시에서 생활했어도 뿌리는 시골에서 자란 필연적 정체성이 있어서일까? 도시에서 생활할수록 기후 위기와 경제적인 이슈에서 절감하는 미래 식량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은 식()생활을 하면서 맛보고 씹지만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 원재료의 유통과정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요리를 즐기고 먹는 행위를 즐기면서도 막상 비워진 그릇과 접시를 보고서는 맛있다는 평가가 고작 끝인 비일비재한 일상들을 겪었다.

 

도시 소비자들은 우리가 밥상에서 먹고 있는 이 농산물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농부들이 재배한 건지, 어떤 과정을 거쳐 밥상에 올라왔을지, 관심 없이 식사만 하는 거예요. 농산물들을 속속히 살펴보면 생산, 수확, 저장 후 유통까지 그야말로 세공된 과정을 거친 것들이에요. 첫 시작은 주변의 제 지인들만이라도 먼저 알리고 싶었죠.”

 

손수마켓 설립은 2021. 엄연히 따지면 2018년부터 위 사실에 대한 필요성을 통감하고 전국에 있는 청년 농부들을 만나는 활동을 지속해왔다. 농부들이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집약된 노동력은 변함없이 크건만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과 같은 여러 문제에 직면한 후로부터 농업의 가치는 감소했다. 농산물의 가격은 20년이 흘러도 동결되는 수준에 머무는 현실이 모든 일을 진행하는 추동력으로 작동했다. 손수마켓 핵심 슬로건은 농부가 손수 재배한 농산물을 소비자가 손수 선택해 구매하도록 손수마켓이 손수 선택합니다.” 이것이다. SNS 기능을 표방하여 만든 플랫폼의 일환이다. 채널을 만든 직후에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이런저런 농산물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옥수수를 소개한다면, 직접 옥수수 농장에 찾아가 생방송으로 옥수수가 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몇 번의 방송을 진행했는데 구매는 결제를 동반한다. 하지만 별도로 구축된 결제 시스템이 없던 터라 공동 구매 형식으로만 가능했고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이 문제점을 보완하여 만든 게 손수마켓 스마트 스토어이다. 사업자 등록 후 정식으로 설립하면서 주요 판매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핵심 농산물 종목은 제주 감귤 레드향, 국내산 무농약 친환경 유기농 바나나, 새송이버섯, 신선한 유럽상추이다. 전국 청년 농부와 합심하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판매 농산물은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못지않게 활발히 사용하는 홍보 수단이 블로그 손수 공간이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추가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알리고 싶었다. 정제된 언어를 지양하고 친구들한테 우리 농산물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런 유통과정을 거쳐 밥상에 오게 된 거야~” 친숙하게 알리는 취지에 가깝다. 손수마켓을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과 더불어 가족 경영체가 이끌어가는 동축농원에 관련된 하루를 공유한다. 일상을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운영하는 사업체,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노출 시키는 셈이다. 한번은 동축농원 화훼단지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로 접하고 방문한 분이 식물 카페 운영자였다. 그 기회를 통해 방대한 양의 식물을 출하시킨 전적이 있다. 블로그 노출 효과는 결코 미미하지 않다. 손수마켓 역시 상시로 상품이 올려져 있기에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다.

 

사실 박명진씨는 기혼인 상태이기에 남편은 여전히 서울에서 거주한다. 독단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무작정 내려올 수만은 없었다. 남편은 결혼 전부터 아내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고 청년 농부와 연계한 일을 했기에 꿈을 응원해 주는 입장이라 큰 반대는 없었다. 더구나 박명진씨가 함평에 내려온 것은, 실제 동축농원의 대표인 아버지 건강이 악화되면서 기존에 진행되는 많은 일을 정리하고 돕겠다는 차원에서 동태를 살피기 위함이었다. 동축농원은 화훼농가면서 아버지 박현순씨가 40년을 지켜 온 나산생활유물전시관으로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농촌 생활 소품들을 직접 수거, 수집한 장소이다. 공간에는 전반적으로 정리할 물건들이 적재돼 있다. 박명진씨는 이렇듯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이 응급상황에 놓일 경우를 대비하여 갑작스럽게 정리할 일을 미연의 방지하고자 재고 조사를 진행하는 가뿐한 마음에서였다.

 

동축농원 화훼단지의 주 취급 품목은 관엽수이다. 흔히 카페에 들어가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는 화분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딱 보면 잎이 예쁜 식물이라고 감응하는 작물들이 있을 텐데 넓게 보면 그런 종류들이 관엽수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관엽수는 부모님이 오랜 시간 재배해왔으며 전라북도 김제 이남에서 부터 전라남도까지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다. 손수 키운 관엽수를 납품하기까지 가꾼 화훼단지 평수만 해도 약 3천 평에 이른다.

 

▲ 지난 2월 16일 박현순가(家) 유적을 살피러 문화재 전문위원들과 도, 군청 관계자들이 방문하였다    

 

 

부모님을 필두로 딸 박명진씨, 올케언니까지 총 4명이 일하며 일손이 필요할 시 따로 일용직을 고용한다. 동축농원 운영은 체력적 소모가 상당하다. 이러한 일을 무려 40년 동안 부모님이 해왔으니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흙으로 화분에 심고 나무를 운반하는 작업 특성상 여성이 약 10kg 이상 되는 화분들을 옮기고 이동시키는 작업이 버거운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어머님도 그러한 이유로 허리 건강이 좋지 않다. 덧붙여 주로 재배를 담당하신 어머니의 기술력을 배운다고 한들 몇십 년의 경륜에 발끝이라도 미칠 수 있을지 염려한다.

 

내려와서 보니까 정리할 수준이 아니에요. 이건 승계해야 할 문제가업 계승이 필요하다는 본질을 느낀 거죠.”

 

동축농원 대표인 아버지는 수십 년을 일군 가업의 승계를 염두 한들, 딸에게 바라는 눈치는 전혀 아니었다. 되려 서울 생활을 그만두고 함평에 내려와 일을 돕겠다는 딸의 생각에 물음표를 가졌다. 가업을 잇고 귀농을 선택한 딸을 향한 완강한 태도는 온전히 허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명진씨는 아버지와 달리 미래에 대한 비전, 발전 방향에 대한 완고함이 있다.

 

전국에 있는 청년 농부들이 재배하는 상품들 그리고 함평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소비해주겠다는 사업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디아즈 카페 대표님과 서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수익을 내보기로 약속했어요. 우선은 꿀과 계란, 유럽 상추, 토마토 이렇게 네 가지 품목 한에 도움을 드리기로 하였고 추후 원하는 상품들은 한계를 상호보완하여 유통할 예정입니다.”

 

올 초부터 좋은 소식이 있다. 수원의 모 유명 카페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손수마켓이 지속 가능한 농업을 목표 삼는다는 경영 이념을 잘 알고 있는 카페 대표님이 함평 농산물과 청년농부 농산물 중에 당신의 카페로 납품할 만한 목록이 있는지를 제안했고 협의가 잘 되어서 첫 출하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아직은 함평 지역 농산물과 전국 청년 농부들의 생산물 중 고작 일부에 머물지만 그간 펼친 소신과 인내의 소산으로 이끈 결과다. 박명진씨는 앞으로 더욱이 힘차게 달리겠다는 다짐을 과열시킨다. 카페 디아즈는 수원에서의 인지도를 넘어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을 앞둔 곳이다.

 

최종적으로 동축농원과 손수마켓을 엮어 실현화할 아이템은 관광 체험 교육농장이다. 인근 도시에서 넘어와 우리 농산물이 주는 가치를 경험으로 습득하게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주중에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를 다채롭게 마련하여 많은 사람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사랑방, 동시에 교육-체험 공간을 표방한다. 늘 시골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도시 생활을 선망했던 현상을 탈피해보자. 도시와 농촌 사이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주말에 편하게 방문하여 전원의 재미를 겪게 하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충분히 시골 생활에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손으로 만지는 생생함. 적어도 내가 자주 섭취하는 농산물의 근원을 공부하는 산뜻한 인생 공부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동축농원에 와서 배우고 체류까지 이어지면 더 금상첨화이다. 손수마켓이 연결자가 되어 함평에 있는 질 좋은 농산물, 건강하고 공정한 유통과정으로 출하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납품하면서 변함없이 사회적 가치에 입각한 경영 이념을 펼쳐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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