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을 가꾸기로 자긍심 애향심 고취 큰 보람”

안병옥_나산면 나산1리 이장

조영인 기자 | 입력 : 2022/10/20 [17:36]

▲ 안병옥 나산면 나산1리 이장    

 

나산면 나산리 모정마을 이장 안병옥씨는 타 마을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장이 되어 벌써 7년 차 마을 일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모정마을의 훼손된 가치를 부흥하고, 이미 존재하는 마을의 자원을 살리고 보존하는 데 마음을 뺏겨 마을 발전의 중심에 있다.

 

최근, 나산면은 물론이고 함평 도시재생에도 힘쓰고 있는 그이다. 결은 달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결국 궁극적인 이유는 같은 과정의 핵심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마을 주민 뿐만 아니라 귀농·귀촌자들, 방문하는 외지인에게 모정마을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일단 나산리 모정마을은 2년 전 큰 경사가 있었다. 모정마을 숲이 2020년 산림청이 인정한 국가산림문화자산에 지정된 것인데 모정마을은 죽산안씨 집성촌으로 마을 숲 규모가 1만 586㎡가 되며 마을 연못까지 합하면 약 3천 평이 된다. 300 가구나 되었지만 지금은 70가구밖에 되지 않다. 그 중 30여 가구는 죽산 안씨들 친인척이 모여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모정마을은 예부터 오래된 고목들이 많았다. 마을의 자랑이 될만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보니 모정마을 숲의 가치를 일찍 알아본 분들이 많았다. 2020년에 통과됐지만 이미 전 부터 시도를 해와서 무려 세 번 만에 허가가 나서 국가산림문화자산에 지정될 수 있었다. 나무 고목들을 살펴보면 안에 수술이 존재한다. 만약 나무가 구멍이 나게 되면 텅빈 공간에 벌레들이 들어가서 나무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한번 진행되면 겉 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기에 미리 한 번씩 확인하고 약을 뿌리곤 하면서 마을에서 정성으로 돌봤다. 현실적으로 마을에서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여기저기 문을 두드린 결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 제11호 태풍 힌남로가 남기고 간 상처    

 

마을에 들어오다 보면 쓰러진 나무가 있는데 앞으로는 이 대를 이을 후계목을 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정마을도 인구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이미 귀농·귀촌자,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꼭 집에서 농사짓고 직접 살지 않더라도 타지에서 주말에 시간만 보내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마을은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축에 속한다. 이런 현상이 심화될 수록 다른 마을에서는 시시비비를 따지거나 민원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도 제법 생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정마을은 서로 협조가 잘 된다. 이미 오래 지내고 있는 어르신들도 젊은 이장이 하는 말에 이견 없이 따라준다. 요즘은 마을별로 역량 강화 교육도 많이 받는 편이라 그런지 고지식하신 어르신 분이 거의 없다. 젊은 사람들이 “도와주십시오” 하고 양해만 구하면 높은 참석율을 보이며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주신다. 

 

안병옥 이장이 했던 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행복마을 가꾸기’이다. 5억 예산의 큰 사업 덕에 마을 조경이 이쁘게 변화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자잘한 것도 군에 의견을 피력해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마을 경로당 뒤에 강당 역할도 할 수 있는 센터를 건립했는데 마을 행사 개최 시 그 장소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에 행사가 있으면 천막을 쳐서 마을 주민들이 모였는데 그런 수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조금 손 봤을 뿐인데 경관이 좋아져 다른 마을과 차별화되는 요소를 갖게 되었다. 외지에서 오신 분들도 “함평에 이런 곳이 있구나”하며 놀라시는데 그럴 때마다 마을 이장으로 뿌듯함을 느끼고 더 노력하여 마을 주민들의 만족도는 물론 젊은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이 매력 요소를 개발하고 싶다. 

 

 

시골은 아무리 역량을 발휘하여 사업을 끌어와도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그저 마을을 좀 더 살기 좋게, 경관 개선을 통해 마을의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도록 노력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하나 되어 내가 살아왔고, 살아갈 동네를 위해 애정을 두고 지키는 마음을 키우고 자긍심, 애향심을 고취시킨다. “소득보다는 경관을 아름답게 꾸리면 가치있다.” 늘 되새기는 말이다. 이장이 사소한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전부 주민들의 역량 덕이다. 그도 주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 본인대로 항상 마을을 위해 움직인다. 그의 역량은 곧 마을의 역량이며, 주민들의 역량 응집의 결사체이다. 부탁하지 않아도 이미 잘해주시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마을 분들이 있기에 다른 사업도 계속 구상하게 된다. 이미 나산면은 면 단위의 사업이라고 보기에는 국직한 사업을 해왔기에 맡은 책임의 무게는 크지만 짓눌리지는 않는다.

 

마을이 가진 자원이 너무 풍부하기에 이것을 조금만 신경 써서 발전시키면 이미 타지로 간 향우분들도 고향에 돌아왔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될 수 있다. 모정마을 숲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만큼 또 하나의 숙원 숙제로 된 것이 있다. 나산면 삼축에서 나산천을 건너 마을로 접어드는 논 가운데 10m 간격으로 5~6평 가량 되는 섬이 3개가 있는데 그것을 동섬이라 부른다. 섬이라기보다 큰 무덤 같지만 이곳에 소나무가 3~4그루씩 서 있고 주민들은 이곳을 동섬이라 불렀다. 이 마을에서 과거 급제자가 많이 나와 그때마다 솔대 대신 동섬 하나씩을 만들어 과거급제자를 낸 동리의 명예를 과시했다고 전한다. 한 때는 그 수가 7개에 달했으나 경지 정리를 하면서 4개가 없어지고 지금은 3개가 남아있다. 

 

나산면은 축하의 개념으로 입목 대신 자그마한 섬을 만들어 축하회를 연 것인데 동섬은 흔한 유물이 아님에도 유실된 동섬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미미하다. 사유지라는 특성이 있어 마을 사람들이 마음대로 관리할 수도 없어서, 아예 군에서 매입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관리를 이임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 같다. 어느 순간 소나무를 팔게 되면서 비슷한 나무를 빌려 와 축제를 개최한 경우도 있었긴 하나 지속되지 않고 사라졌다. 나산강 줄기가 뿌리가 되어 나산면에서 무언가를 개발할 때 이 동섬을 활용해야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 마을이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 이장으로서 내가 사는 마을 하나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의 고장인 함평 터전을 오랫동안 보호하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상생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그런 마을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는 안병옥 이장은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사고방식을 재빨리 받아들이고 섞여가는 마을 주민들이 있기에 수월하게 마을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재차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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