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한글 익히고 한국 생활 적응

모마리_인도네시아 이주 여성

최창호 대표기자 | 입력 : 2022/10/05 [12:51]

모마리 씨는 인도네시아에서 이주해 온 여성이다.

상냥하고 밝은 모마리 씨, 그의 초대로 마리 씨가 사는 집을 찾았다.

먼저 처음 신랑을 만났을 때 어땠는지 여쭈었다.

▲ 마리 씨의 성은 시어머니 성씨를 따라 함평모씨다. 인도네시아에서 시집온 모마리 씨, 늘 웃어서인지 얼굴표정이 참 밝다.    

 

인도네시아에 발리에서 남편을 처음 만난 순간, 19년이 지났어도 잊지 못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에게 얘기했다. 그의 목소리는 수줍게 들렸지만 남편의 사랑이 묻어났다.

  

호텔 커피숍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런데 우리 남편이 처음 보는 나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미는 거예요. 악수를 하자는 거였어요. 사실 나를 만나기 전에 우리 신랑은 대학도 나오고 이쁘고 날씬한 아가씨를 만났다고 들었거든요. 인연이 될려고 그러는지 우리 시아버지도 그 때 같이 오셨는데 함께 오시지 못한 우리 시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나를 엄청 칭찬했다고 하더라구요. 당신하고 닮았다. 웃는 얼굴이다. 아기도 잘 낳겠더라. 하고 말했다네요.”

 

모마리 씨의 결혼의 시작은 인도네시아 고향 동네와 좀 떨어진 아가씨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3개월 전에 한국에 먼저 시집을 가게 되는 일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친정 어머니께서 너도 한국으로 시집가면 어떻겠니?”하고 물었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모마리씨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 지 몰랐다고 했다.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편과 처음 만났을 때 사진이다. 모마리 씨는 남편을 만났을 때 선한 사람이라 결혼을 약속했다고 했다. 지금도 두 사람은 잉꼬 부부로 알려져 있다.    

   

남편과 첫 만남이 있고 인연이 될려고 그랬는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다. 발리에서 남편과 시아버지 그리고 모마리 씨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는데 갑자기 친정아버지가 열이 나고 아파 눕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자 남편이 한국에서 준비해 온 해열제를 친정아버지께 잡수도록 하더니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주물러 주었다는 것이다. 모마리 씨는 이런 남편이 너무 선하게 보였고 강한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모마리 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4월이었다고 했다. 여기서 4월이면 따뜻한데

모마리 씨는 추워서 눈만 빠꼼이 내놓고 옷도 두껍게 입고 다녔다고 했다.

 

처음에 와서는 참 힘들었어요. 말을 못 알아 들으니까. 답답했지요. 제가 한국에 올 때만 해도 다문화센터와 같은 이주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관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께서 참 현명하셨어요. 예를 들면 바구니 가져와라하고는 손짓, 몸짓으로 설명을 해요. 그리고 인도네시아 말로 바구니가 뭐냐?”고 물어요. 놀라시겠지만 저는 4개월 만에 이렇게 한글 공부를 마쳤어요. 말을 알아들으니 그때부터 맘이 편해졌어요.”

 

자녀가 셋인 모마리 씨는 애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자녀들 학습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학원을 보내야 하는 게 제일 부담스럽다고 말하였다. 모마리 씨 자녀는 셋인데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모마리 씨는 자식 얘기가 나오자 큰 애는 IT쪽에 둘째 애는 의사 쪽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자랑한다. 막내는요? 하고 여쭈니 아직 어리잖아요.” 하신다.

 

모마리 씨 첫째, 둘째 아들들의 장래 목표는 다 가족과 연결 지어진다.

IT쪽에 관심이 많은 첫째는 아버지가 청각 장애자이기에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이 쉽게 통화하고 들을 수 있는 핸드폰과 같은 기기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했다. 둘째는 3년전에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오신 외할머니께서 뇌종양으로 갑자기 돌아가시자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모마리씨께 직장에서 소외당하거나 무시 받은 적이 있느냐고 여쭈었다. 직장 다니기 전에 동네에서도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잘해주셨고 지금 직장에서도 그렇다고 대답하셨다. 일이 있으면 내 일이든 남의 일이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서 이쁨을 받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말미에 모마리 씨 성씨를 여쭈었다. “제 성씨는 모씨입니다. 함평 모씨요. 시어머니 성씨가 모씨거든요.” 시어머니와 관계가 어떠한지 이 한 마디 대답으로 알 수 있었다.

 

모마리 씨는 인도네시아인이면서 대한민국 함평의 며느리이다. 세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모마리 씨와 같은 분들이 300여명이 살고 있는 함평, 이들이 모두 모마리 씨처럼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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