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창극에 흥미 많은 남매, '전통 예술인'으로 이름을 떨치길·

김소영_심다율, 다성 어린이 어머니

조영인 기자 | 입력 : 2024/06/22 [13:22]

 

▲ 2024 함평나비대축제와 함께하는 함평천지전통시장 '나비훨훨 페스티벌' 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제3회 함평어린이 장기자랑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심다성. 고수는 누나 심다율    

 

2024 함평나비대축제와 함께하는 나비훨훨 페스티벌

3회 함평어린이 장기자랑에서 영예의 대상 수상

심다성의 어머니 김소영 씨가 운영하는 ‘00지역아동센터는 함평읍에 위치한 함평군 복지시설 중 하나다. 센터를 운영하기 전부터 사회 복지에 관심이 지대했던 김센터장은 방과 후 다양한 형편의 아이들이 모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돌봄이라는 취지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센터 프로그램 중 판소리나 민요를 배우는 시간이 있다. 센터장의 두 자녀도 자연스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우연한 기회로 접한 수업에서 두각을 낸 아이들이 장래 희망을 예술 쪽으로 틀게 한 기회가 되었다. 결혼, 센터 운영, 첫째 딸 심다율의 탄생은 거의 동시다발적인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후 아들 둘까지 낳고 삼남매 아이 셋을 온전히 돌보기에는 센터장의 임무와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 엄마 역할을 잘하고 싶지만, 자신의 직업을 포기할 수도 없다. 자식들이 하교 후 집에 가면, 맞벌이 부모의 영향으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에 김소영 씨가 근무하는 지역아동센터로 아이들을 부르는 게 지당했다.

 

다성이는 판소리보다는 창극에 끼를 보여

흥부가-돈타령으로 판소리와 첫 인연을 맺어

지역아동센터는 돌봄 아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 복지에 연대·협력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게끔 모든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추진한다. 자연스레 노출되는 엄마의 일을 자녀가 지켜봄으로써, 지금은 비록 어리지만 사리 분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하면 이 센터에서 보낸 기억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하는 법을 배운 시간이었음을 깨닫고 말 것이다. 다양한 상호작용과 배움이 이뤄지는 센터에서 소통과 협력 능력을 향진하길 바라는 센터장의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큰 딸 심다율, 둘째 아들인 심다성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 판소리, 민요 수업을 접하고 흥미가 생겼다. 심화 교육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전통 예술을 계승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한다. 현재 남매가 개인 지도를 받으며 때로는 함께, 때로는 각자, 여러 공연의 일원으로 스며들어 경험을 쌓고 있다. 센터장이기 전에 엄마로서 아이들을 판단하건대, 자식에게 판소리와 창극을 가르치는 전통 예술을 택하도록 허락한 것은 아이들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다짐이 필요한 일이였다. 그 자체로 큰 도전이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마냥 예쁘다고 한다. 분별력 없는 부모의 눈이 아니라 객관적인 소질을 파악하는 첨예한 지혜와 역량이 동반되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며, 남매의 미래를 위한 결정권자가 되어야 했다.

 

딸은 초등학생이 되기 전부터 이미 센터에 나와서 민요와 판소리 수업을 접했다. 대회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조금씩 참여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연유인지는 확실히 명명할 수 없지만큰 아이는 정체기를 겪게 된다. 엄마는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보람이지만 애가 힘들어하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꿈마저 포기하고 싶다는 속내를 듣게 되니까 마음이 더욱 아렸다.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주 2회 수업을 한다. 다율이는 2016년쯤 센터에 입소하였다. 지금이야 센터에 초, 중등생 비율이 적절히 섞여 있지만 처음에는 중학생 위주로 돌봄 학생을 받았다. 아이들보다 나이가 어린 딸은 근소하지만, 나이 차가 있는 언니, 오빠와 아울러 함께 수업에 참여하고 창과 판소리를 익혔다. 선생님께서 딸의 목청을 칭찬하며 당시 수업을 듣는 학생과 비교했을 때, ‘어딘가 남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것이 추가 수업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지역아동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소영센터장. 왼쪽 심다성.    

"아이들이 좋은 스승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 오히려 우리 애들을 예술인으로 키우고 싶은 열의를 더 표현해 주시고 많은 가르침을 시사해 주세요. 창극이 열리면 작은 배역이라도 얘들에게 경험하게 하려고 시놉시스에 어떻게든 참여시키니, 그 부분이 너무 감사해요!"

 

예술가의 길에 들어서고자 결심하면, 학업에 충실히 하는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는 것처럼 개인 교습을 받으면 분명 실력이 보강된다. 다율이는 창극을 먼저 시작했다. 보통 예술적인 소질은 집안의 내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김 센터장의 외할머니께서 노래 솜씨가 일품이었다. 부모인 자신은 기본적인 리듬, 박자감은 있는지 몰라도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자식이 재능을 보이니, 외갓집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짐작해 본다. 아들 심다성은 최근 제3회 함평천지전통시장 어린이 장기자랑에서 적벽가 중 군사 설움 대목인 부모일찍을 부르며 판소리 솜씨를 뽐냈다. 대회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대회에서 두각을 보여 대상의 영광을 얻었다.

 

다성이는 누나가 먼저 센터에 나와 배우는 걸 지켜본 후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다. 그때 주위 친구도 판소리를 하고 있어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은 판소리보다는 창극에 끼를 보인다. ‘흥부가-돈타령으로 판소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욕심이 있지도 않고 순전히 재미로 배운 아들은 어린 나이에도 판단력이 높은 편 같다. 같이 배우는 친구가 어느새 훨씬 먼저 시작한 본인보다 잘하는 걸 느끼자, 점차 사기가 올랐다고 말한다.

 

그 친구보다 오래 다녔는데 제가 실력이 더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욕심이 생겨서 치열하게 노력했어요!”

 

아이들의 스승인 '박세연'대표는

국창 임방율류 정철호선생의 직속제자

두 남매는 같은 스승에게 배우고 있다. 우연히 접한 창은 소리꾼이 되겠다.’ 가벼운 소망을 갖게 했다. 거창하지 않아도 스스로 인지한 최초의 꿈이니 의연한 경험이 된다. 아들은 레슨을 받는 중에 연습해도 안 되는 부분이 생기거나 지적받아도 쉽게 고쳐지지 않을 때는 심적으로 힘들어하지만, 연습을 소홀히 하지 않은 끈기를 배웠다.

 

▲ 창극_조선의 눈동자에 출연한 심다성. 원제K-창극 황용 가온    

박세연선생님은 ()청강창극단을 20151월 창단한 극단 대표이다. ‘나로부터 우리 모두의 행복이란 목표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전공자들이 모여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위로 공연과 다수의 창작 창극 제작 및 공연을 선보인다. 우리 소리의 멋과 흥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극단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 인동초 전국 국악대전 대통령상 수상자인 박세연 선생님을 존경하며 가르침에 무리 없이 따르는 아이들도 대견하다.

 

풍요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여정을 나누는 남매가 되어

전통 예술인으로 이름을 떨치길...

아이들의 스승인 박세연대표는 임방울류 청청강 정철호 선생의 직속 제자로, 임방울 선생의 예술의 혼을 계승한 마지막 수제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두 아이는 여전히 센터로 출강하는 스승을 만나고 개인 수업을 추가하면서 청강창극단이 이끄는 여러 공연에 참여한다. 사실 현재 아이들은 나이가 사춘기에 가까워지고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게 즐거운 나이이다. 주말을 반납하고 연습가거나 공연하는 현실을 버겁게 느낄 때도 있다. 최근에도 곡성 장미 축제에 가서 공연에 참여했다. 학업 성적보다 자녀가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휘할 만한 영역을 찾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으니, 자부심과 기쁨이 동반한다.

 

미래에 전통예술인이 되어 창극과 판소리의 판도를 바꿀 아이들이 더욱이 문화적인 이해와 예술로 연결되는 세계관을 넓힐 수 있게끔 지원을 아끼지 않은 청강창극단이라는 배경이 있는 것도 흔히 잡을 수 없는 행운이다.

 

남매가 한 무대에 올라서 비슷한 경험을 나누고 혈육이자 동료로서 교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부모 입장에서 벅찬 기분이 든다. 무대에 오르고 나면, 서로 믿을 것은 둘이다. 교감하며 서로의 고수가 돼주는 방식이 남매에게 사랑으로 가득 찬 유년 시절의 값진 경험이다. 나이를 떠나 예술적인 세계관을 공유한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호남 정신의 표상인 하서 김인후를 기리는 국악 뮤지컬에서 아들은 김인후(10) 역할로 무대에 섰다. 딸 다율이도 코러스2로 참여했다. 딸도 슬럼프에 잠식되지 않고 공개적으로 공연하는 창극에 배역 하나를 부여받고 무대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관중의 반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계속 심는다.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면서 스스로 장애물을 돌파해 가고 있어 자랑스럽다. ‘조선의 눈동자라는 공연에서는 다율이는 미르’, 다성이는 이라는 역할로 무대에서 에너지를 뽐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창극과 판소리를 통해 표현력을 증진하고 정서적인 조절 능력을 배양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면서 평소에 겪을 리 없는 감정을 경험함으로써 수만 가지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

 

아들 다성이는 이제 중학생이 될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누나가 부수지 못한 성문인 서울 전통 예중에 원서를 내기 위해 입시에 고군분투한다. 본인도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어느 결과에 맞닥뜨려도 부모로선 고민이 생긴다. 떨어지면 아이가 실망할까 봐 걱정이고 결과가 좋으면 앞으로 긴 시간을 뒷바라지할 경제적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두 감정의 공존이 솔직한 심정이다. 아들은 학교에 합격하면 멀리 서울로 갈 텐데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사는 것이 그렇게 걱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의젓한 아들이 돼버렸다.

 

이미 발을 들인 이상, 자식이 더 넓은 물에 나가서 전통 예술을 열렬히 계승하면서 문화, 예술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새로운 장을 열기를풍요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여정을 나누는 남매가 되어 전통 예술인으로 이름을 떨치길 바란다. 자식 전부를 예술의 길로 나아가게 한 부모에게도 어쩌면 성대한 도전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상황이 무엇이든 자녀가 속한 분야에서 빛을 발하기를 염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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